INTERVIEW : SUNGFEEL YUN
인터뷰 : 윤성필
2016년이 끝에 다다를 때쯤 휴즈부스의 다섯 번째 프로젝트을 함께 하게된 윤성필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습니다. 수원 화성의 외진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외딴 언덕 위에 그의 작업실이 우두커니 위치해 있습니다. 작업실 안의 온도계는 영하를 가리키고 숨을 쉴 때마다 하얀 입김이 새어 나왔지만 그의 이마에서는 땀이 흘렀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업 방식을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뿌연 먼지에 뒤덮인 채 수십 킬로의 쇳덩이를 조이고 교차시키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 세상의 에너지가 어떻게 그의 작품을 통해 정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존재의 본질'이란 거대한 주제를 탐구하기 위해 동양철학과 도교, 음과 양 이론 그리고 불교를 아울러 현대 과학 안의 이론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우주(전인류)에 대한 그의 기록은 정성껏 증류되어 작품들은 최소화되고 간결하지만 선명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는 그의 작품을 닮은 단단하고 명확한 눈빛으로 답변을 이어나갔습니다.
작가
윤성필 (SUNGFEEL YUN)
국가
대한민국 (KOREA)
사이트
WWW.FEELYUN.COM
크레딧
글 김동희
프롤로그

 

 

Q1. 자기소개 부탁한다.

A1. 조각을 하고있는 윤성필이라고 한다.

 

 

Q2. 왜 조각을 하는가?

 

A2. 어렸을 때부터 인테리어 쪽을 좋아했는데 인테리어 쪽을 하려고 생각하다 보니까 조각가가 가장 가까운 거 같아서 조각을 하게 됐고 뭐 특별히 조각을 해야겠다 하고 시작한 건 아니다.

 

 

Q3.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었는데 왜 조각을 하게 됐나?

 

A3. 학교가 조각과 였는데 작업을 하다 보니까 인테리어보다는 조각이 더 재밌었다.

 

 

Q4. 조각을 시작한 시점부터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A4. 글쎄, 처음부터 관심분야가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주제였고 그때도 이런 주제 하나로 여러가지 표현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거를 계속 이어오고 있는 것뿐이다.

 

 

CHAOS, COSMOS AND CIRCULATION 02-03 (2012)

 

 

Q5. 그 주제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 좀 부탁한다.

 

A5. 큰 주제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결국은 우리가 바라보는 이 세상이 어떠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큰 규칙과 작은 규칙들이 모여서 더 포괄적인 규칙들을 만들거나, 또는 큰 규칙 안에 작은 규칙들이 있을 텐데, 그런 가장 작은 규칙까지도 내포할 수 있는 어떤 큰 규칙을 알면 세상을 바라보는데 있어서 어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작업을 해오고 있다.

 

 

Q6. 학생시절에 다른 주제는 안다뤄봤나?

 

A6. 특별히 다른 주제를 다뤄본 적은 없는 것 같다.

 

 

Q7. 그럼 항상 이 주제에만 관심이 있었나?

 

A7. 지금 하는 작업이 세상을 바라보는 아주 큰 주제인데, 그 주제 안에 모든 것이 내포되는 것 같다. 사회, 정치, 경제 등을 아울러 자기의 개인적인 경험까지도 내가 말한 그런 큰 규칙 안에 다 엮여있는 것 같다.

 

 

CHAOS, COSMOS AND CIRCULATION 01-14 (2016)

 

 

Q8. 이 주제 전에 다른 관심사는 없었나?

 

A8. 개인적으로 취미로든 뭐든 다른 것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Q9. 그렇다면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9.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안 좋아서 뭐 삶과 죽음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무거운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체득된 것 같다. 몸이 아팠었으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 좀 더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게 삶과 죽음인데, 그거를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 본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지 않을까?

 

 

Q10. 지금 다루는 주제가 다분히 관념적이고 포괄적이다. 작업을 해오면서 변화는 없었나?

 

A10. 글쎄, 처음부터 주제를 크게 잡고 갔기 때문에 그 내부에서 변해봤자 그렇게 크게 변할 게 없다. 상당히 우주적인 개념들로 주제를 잡아갔기 때문에 그렇게 변동이 크지 않다. 다만 이런 관점을 어떤 세세한 것에 접목시킬 때는 보는 이에 따라서 자기만의 관점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우주가 하나고 계속 순환하고 있고 뭐 이런 건 가장 큰 개념인 거고. 예를 들어 우리 사회에 적용해본다면 그렇게 큰 하나가 순환한다면은 나와 타인이 둘이 아니다 뭐 이런 개념까지도 가는 거다. 결국은 우리가 정말 다르다고 생각하는 타자까지도 같은 하나라는 개념이 우리 실생활에 응용될 수 있겠다.

 

Q11. 전시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자. 이번 슬로우스테디클럽에서 열리는 전시는 어떤 전시인가?

 

A11. 이번 전시는 슬로우스테디클럽과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보통 미술가들이 화이트큐브의 벽 속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까 이런 특이한 공간으로 가게 되면 약간의 패닉 상태가 있을 수도 있다. 환경이 변하다 보니까 작품의 방향도 약간씩 변하고, 나에게는 어떤 새로운 시도이다.

 

 

ENERGY 20-4

 

 

Q12. 보통 미술관과 갤러리에서만 전시했던 작가가 슬로우스테디클럽 같은 공간과 작업하는게 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처음 우리의 제안을 받고 어땠는가?

 

A12. 공간을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Q13. 공간을 보고 어땠는가?

 

A13. 쉬운 공간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가령 아주 큰 벽이 있다거나 하면 메인 작품을 잡고 서브 작품을 구상했을 텐데 이 공간은 크지 않고 다른 영역과 섞여 있어서 어떻게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내 작품이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이념하고 잘 부합되어 작업 자체는 하던 대로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Q14. 이번 전시에 가장 신경쓴 부분이 뭔지 궁금하다.

 

A14. 아무래도 조각 작업이다 보니까 사람들의 동선을 신경 썼다. 여기가 전형적인 갤러리는 아니잖나. 여기는 옷을 파는 매장이기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동선이나 사람들의 시각이 머물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작업을 배치했다.

 

 

ENERGY 19-2 (2014)

 

 

Q15. 소위 말하는 미술기관이 아닌 곳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전달하고픈 혹은 바라는 바가 있는가?

 

A15.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술관이나 갤러리는 특정 사람들이 오는 경우가 많다. 여기는 가게와 카페가 함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SLOW’와 ‘STEADY’ 라는 가치를 이야기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이곳을 방문하는 향유층에게 더 와 닿을 수 있을 작품들을 준비했다.

 

Q16. 이 곳을 방문하는 향유층에게 더 와 닿을 수 있는 작품이란 무엇인가?

 

A16. 여기서 말하는 이곳을 방문하는 향유층이란 슬로우스테디클럽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미술에 관심이 있을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있는 일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특정 장소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닌 곳에서 작품을 접했을 때 좀 더 자유스럽고 자연스럽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전시를 통해 미술 관람자가 좀 더 미술에 친근하게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17. 이번 1부 전시에서는 설치, 조각 그리고 회화, 총 세가지 형태로 작업관을 표현한다. 각각의 형태마다 사람들에게 작품의 의도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인가?

 

A17. 뭐 다른 역할은 아니고 하나의 주제가 이렇게도 나올 수 있고 저렇게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음악으로 예를 들면 한 작곡가가 같은 주제로 힙합도 할 수 있고, 발라드도 할 수 있고, 락도 할 수 있지 않나. 이 세 가지 다른 장르가 하나의 주제와 엮여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Q18. Steel 재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A18. 가장 견고하기 때문이다.

 

 

Q19. 왜 견고함인가?

 

A19. 모든 것에는 어떠한 단단한 규칙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규칙의 단단함을 표현할 수 있는 게 가장 견고한 철이나 스테인리스와 같은 금속이다.

 

 

ENERGY28 (2016)

 

ENERGY23-1 (2016)

 

 

Q20. 비비드한 색감 또한 사용하는데 그 이유가 있나?

 

A20. 예전에는 흰색, 무색 계열, 혹은 금속이 가지고 있는 색채를 사용했다. 우주에도 다양한 색상이 있다 보니 굳이 무채색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 근래 들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거다.

 

 

Q21. 어떠한 목표 의식이 있는지 궁금하다.

 

A21. 그렇게 큰 목표의식 같은 건 없고, 내가 바라보는 관점, 내가 느끼는 것들을 그냥 표현하려고 하는 거다. 다른 것을 먼저 보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거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현상이나 사회적인 것들을 인식할 때 우리는 결국 우리 자신이 필터링해서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가지게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작품으로 표현한 거다. 음악가 같은 경우에는 음악으로 표현하는 거고.

 

 

Q22. 현대미술에 있어서 ‘예술의 동시대성’이라는 개념은 진지한 화두이다. 작가가 보고 느끼는 것이 작품을 통해 표현되는 것이라면, 요즘 어떤 것들이 와 닿았으며 그것이 어떻게 작품에 투영되는지 궁금하다.

 

A22. 넘쳐나는 정보와 다양한 사람들로 복잡다단한 사회에 산다고 생각한다. 나를 잃어버리고 사는 사회가 되고 있지 않나 종종 생각한다.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을 면밀히 관찰하고 깊게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것이 궁극적 행복으로 가는 가장 기본적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Q23. 작가에게 있어서 예술의 동시대성은 어떤 의미인가?

 

A23. 현대를 사는 나로서는 시대와 사회로부터 동떨어진 생각으로 작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것은 자연스럽게 체득 되어 작품으로 환원된다.

 

 

Q24. 작품을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이 광대한, 더 나아가 이 우주를 순환시키는 원리가 있을 것이다 라는 얘기인데, 작가가 생각하는 규칙 중에서 우리 생활에 극명하게 형상화 되는 것이 있나?

 

A24. 우리가 사는 세계가 상당히 복잡해 보이기도 한다. 나조차 하루하루 다르다. 그렇지만 거시적인 관점으로 보면 그 복잡함도 큰 규칙 안에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이 모두 다르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좀 더 크게 보면 중력의 영향을 받고 있는 거고. 오늘 쌀밥을 먹고 내일 라면을 먹는 것이 다르게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먹어야지 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규칙이라는 거다. 세세하게 보면 다 달라 보이지만 큰 패턴으로 보면 결국은 하나의 규칙은 다 존재하는 거 아니겠나? 내 작품은 그런 큰 어떠한 원리가 있다는 전제 하에서 만들어진다. 규칙이라는 게 되게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딱 떨어져서 보면 큰 하나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다.

 

 

Q25. 작가는 무인도에 한가지를 가져가야 한다면 무엇을 가져가겠는가?

 

A25. 한 가지라면 낚시대를 가져가겠는데?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Q26. 무형의 것이라면?

 

A26. 그런 개념적인 걸로 가면, 편안함, 나른함 그리고 성취욕.

 

 

CHAOS, COSMOS AND CIRCULATION 03-09 (2016)

 

 

Q27. 그럼 사람들이 그런 개념들을 바탕으로 이 사회와 조직을 구성하면 가장 이상적으로 이 세상이 순환 되겠는가?

 

A27. 아무래도 개인마다 특성이 다르기에 불가능 할 것 같다. 모두가 만족감을 느끼는 지점이 다르니깐. 개인의 그릇이라고 해야 하려나. 개인의 특성이 담긴 본인 만의 그릇은 다 있다고 생각한다. 욕심 때문에 본인 그릇 안의 내용물이 넘치는 순간 남의 그릇을 빼앗게 되고 문제가 일어나는 것 같다. 자기 그릇의 내용물에 만족하여 살면 좋은 순환이 이뤄지지 않겠는가?

 

 

Q28. 각각의 작품에서 거시적인 관점을 제시하는데, 왜 더 멀리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원리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건가?

 

A28. 행복하다 이런 거 말고, 좀 더 마음 편안하게 살기 위해서다. 한자로 치면 여여하다 라는 표현일 텐데, 그냥 걱정과 근심이 없는 상태, 어떠한 나쁨의 극과 좋음의 극의 중간. 개인적으로 좋은 게 있는 상태가 아니라, 나쁜 게 없는 상태를 더 추구하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걱정이 없을 때가 가장 행복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냥 아무 할 일도 없고 걱정 없이 가만히 있을 때. 나에게 행복이란 것은 상당히 극에 달해 있는 좋음이다.

 

 

Q29. 니힐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거 아닌가?

 

A29. 뭐 원래 인생이 허무한 거기도 하고 자기 맛으로 사는 건데. 결국 욕심이란 건 남이 채워줄 수가 없고 자기 자신이 채워야 하는 거다.

 

 

Q30. 이거를 어떻게 긍정하고 극복할 수 있을까?

 

A30. 뭐 그거는 자기 자신만이 아는 게 아닐까? 행복이 기준이 나름대로 다 다르지 않나.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그냥 나쁜 게 없는 삶. 어려운 게 없는 삶이라고 해야 되나. 고난, 역경 같은 게 없는 삶. 행복에 천착하기보다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쁜 것이라는 게 없는 삶, 그게 나한테는 가장 좋은 삶이라는 생각이다.

 

 

Q31. 고난과 역경, 행복과 나른함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하지만 언어라는 틀에 갇혀있다 보니까 대립되어 보이지만 사실 어떤 감정이라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서사가 있지 않나. 당연히 과정에서 힘듦이 있을 수 있는거고. 만약에 그 힘듦이 없으면 행복이란 단어는 없지 않을까?

 

A31. 고난을 극복해서 행복해진다가 보통 우리의 서사이다. 고난도 결국 행복을 위해서 하는 고난이라면, 나는 그냥 차라리 행복과 고난이 없는 그 중간을 선택하겠다. 여여함의 상태. 물론 이건 나한테 적용되는 생각이다. 다른 사람은 또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규칙화되어 있는 이 세상에서, 내가 뭘 계속 어떻게 한다고 해도 그 규칙 밖을 벗어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운명론과는 다른 얘기다. 운명론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아예 딱 정해져서 가는 거고, 이 주제는 수 많은 규칙들이 교차하는 거다. 물론 변형도 일어날 수 있고, 근데 그 변형 또한 결국 어떠한 공식 안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직선 형태가 운명론이라면 이건 계속 변하고 있는 것이다.

 

 

Q32. 무질서하게 보이는 듯 하지만 그 무질서함이 서로 교차하여 질서를 이룬다라…

 

A32. 우리는 이 지구에 살다 보니까 나무도 볼 수 있고 차도 볼 수 있고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다. 근데 결국 저 멀리 우주에서 지구를 보면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 그 점 안에서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건데, 세세하게 이런 나무의 입자를 보고 나무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보면 원자, 분자부터 시작해서 미립자, 소립자 다 있을 거다.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책상으로 규정을 하느냐, 아니면 그거를 더 미시 세계로 보느냐, 아니면 더 거시 세계로 보느냐의 차이이다. 결국은 관점의 차이라는 것이다. 양자역학하시는 분들은 더 상세하게 들어가서 그 세계를 바라보는 거고, 나 같은 경우는 좀 더 멀리서 바라보고자 하는 거다.

 

 

LOOKING AT THE REAL WORLD FROM WITHIN THE REAL WORLD 26 (2014)

 

 

Q33. 작가가 바라보는 전체의 하나를 원이라는 형상으로 드러난다. 구가 가지는 의미가 있나?

 

A33. 결국 모든 것들이 에너지라는 것들로 이뤄졌다는 가정이다. 그 에너지가 계속 순환의 패턴을 가지고 있어서 내 모든 작품들이 그런 메타포적인 것을 함의하여 원이라는 상징물로 표현하는 거다.

 

 

Q34. 작가에게 시간은 정적인 개념인가, 동적인 개념인가?

 

A34. 시공간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나한테 있어서 시간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공간의 이동을 우리는 곧 시간의 이동으로 받아들인다. 뭐가 움직여서 저쪽으로 갔다 그러면 이거를 시간의 이동으로 보고 있는데, 나는 이것을 공간의 이동으로 본다. 마치 이런 거다. 가령 사과를 보면 어떤 종류의 사과라고 인식을 하는데, 사과의 큰 개념이 있어야 어떤 종류가 나뉠 수가 있지 않겠는가. 시간도 마찬가지다. 공간이라는 개념이 있어야 우리는 시간이라는 하위 개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공간으로부터 파생된 이거를 시간으로 볼 건가 다른 것으로 볼 건가 따지고 보는 거다. 어떻게 보면 큰 하나의 공간이라는 것 밖에는 없는데 그 공간을 인간이 계속 세세하게 나누는 거다. 시간은 우리가 편의상 나누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뭐 또 하나의 관점이니까.

 

 

Q35. 전체를 순환케하는 에너지(원리)에게 시간이 지니고 있는 의미적인 요소는 없는건가?

 

A35. 공간의 이동 만이 있을 뿐, 시간은 우리가 만들어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Q36. 마지막으로 이 전시를 관람하는 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A36. 이 전시는 지금까지 갤러리에서 보던 딱딱한 전시가 아니다. 또한 슬로우스테디클럽 공간 구획에 맞게 제작된 작품이 대다수이다. 좀 더 이 공간과 어울릴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미술관에서의 작업과 다른 것이, 보통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먼저 만들어놓고 제공된 공간에 설치를 하는 쪽인데, 지금 작품의 경우는 공간을 분석하고 거기에 맞게 작업하여 전시가 된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다른 분들도 기존의 미술공간에서 접하던 것들과는 다르게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부터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이념과 부합되는 면이 많다. 또한, 작품들이 급박하게 변화를 일으킨다거나 하지 않고 상당히 전체적인 관점에서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듯한 이런 이미지라서 더더욱 공간의 성격과 잘 맞는다. 편하게 즐겨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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